작성일 : 17-08-04 16:19
[해외선교] 해외선교-칠레공화국의 WARA지역 선교체험 (제2편)
 글쓴이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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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의 칠레 수녀 한 명은 삼위일체 성당에서 소임을 하면서 신앙교리를 가르치고, 공소와 이웃 마을의 가정을 방문했다. 때때로 셋이서 국경선 근처에 있는 에끼께 공동체를 비롯하여 바닷가 마을 등 27개 마을을 함께 방문했다.
  나는 Wara의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250명 학생이 있는 국립학교에서 중ㆍ고등부 종교교사로서 1년 6개월 가량 학생들을 가르쳤다. 첫 날 학교에 들어섰을 때 학생들의 함성을 듣고 “아, 이 곳에 삶이 존재하는구나!”를 느끼며, 가슴 뛰었던 감동적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사실 칠레에서 제일 인기 없는 과목이 종교수업이기에, 크리스티나 수녀님과 나는 늘 진이 빠져 공동체로 돌아왔고, 아이들에게 이렇게 하느님의 존재가 먹혀 들어가지 않는 사실에 우리는 사막에 사는 것 이상으로 큰 도전이었다. 이스라엘 민족은 사막에서 하느님을 체험했다고 하는데, 이 Andino 혈육은 자연신 경배에 더 매달리는 것 같았다.

  100년 전에 지어진 삼위일체 성당 뒤에는 인간의 손에 착취당한 후 버려진 광활한 사막이 있다. 그 광활한 사막 가운데 서있노라면, 내가 딛고 선 땅이 그곳의 주인이고, 나는 마치 비틀거리는 작은 곤충들처럼 태양에 눈을 가리는 작은 생명체에 불과했다.
드넓은 사막은 봉쇄수도원의 절대 침묵을 살도록 나를 초대했다. 그리하여 기도 중에 자주 “하느님께서는 생명을 잉태치 않는 이 죽음의 땅도 존재케 하시는구나! 그러면 생명을 지닌 나는 얼마나 더 깊은 의미를 지닐까?”를 깊이 묵상하곤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 곳의 절대 침묵은 내 몸을 마비시키는 듯했고, 지구가 멈춘 듯 느껴질 때가 있었다. 어느 날 밤, 집안을 돌아다니는 쥐를 보았는데, 그 쥐조차 소리 없이 자신의 먹이를 찾고 있었다. 나는 침묵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때론 침묵에서 도망치기 위해, 침묵에 관해 나열해 보기도 했다.
[사막의 침묵, 나무의 침묵, 태양의 침묵, 모래들의 침묵, 책임성 있는 침묵, 공동체적 침묵, 회피의 침묵, 고독의 침묵, 거짓의 침묵, 하느님의 긴 침묵 등…].
우리 삶 안에 너무도 많은 침묵이 존재한다는 것을 그 사막 위에서 배웠다. 그 침묵이 나를 지루하게 할 때는 한 낮에 일어나는 모래성 바람을 보았고, 밤에는 몸을 떨며 수많은 별들을 쳐다보곤 했다.

  이렇듯 나는 침묵과 친구가 되면서, 나의 무의식 세계로 들어갔다. 내가 대면한 나의 고독, 나의 허무, 나의 죄송, 나의 자유 등 정말 나를 아프게 했다. 초록색 장식이 없는 그 땅, 사막이 늘 태양 아래서 자신의 추함과 자신의 거칠함을 거짓 없이 그대로 드러내듯이, 나 또한 아무런 장식 없이 나를 보아야만 했다.

사막 위로 걷고 또 걷노라면 나 또한 건조한 사막이 되어버릴 것 같아 두렵기도 했다. 그러나, 하느님은 있는 그대로의 사막을 그대로 존재케 하신다는 것!
뿐만 아니라, 작은 돌 하나, 모래 알 하나 조차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묵묵히 자신의 존재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다.
                            -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회 조정민 비아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