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12 19:53
[사목단상] 인큐베이터에서 새로이 태어나 세상 밖으로 온 아기예수님(제2편)
 글쓴이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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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9일 “제발 살려주세요” 하는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일면식도 없는 분이었는데, 베트남 어느 분이 내 연락처를 주었단다. 미등록자인 산모는 치료비가 없어 제왕절개로 아기를 출산한 지 이틀 만에 병원에서 나왔으며, 극소체중(690g)의 아기는 태변이 장에 막혀있고, 심장에 구멍이 있으며, 폐기능 미성숙으로 인공호흡기에.... 라는 전화를 받은 후, 이렇게 위중한데 과연 살릴 수 있을까 하며, 병원사회사업실과 원무과로 뛰어다니며, 협조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동분서주했다. 아기는 너무나 위중해 병원을 옮길 수도 없어서 내 마음 한 구석에선 주님, 어린 생명을 거두어주시고, 더 이상 고통도 없는 아기천사가 되게 해 주십시오. 그것이 그 가정과 아이에게 가장 좋은 길이 아닐까요? 적어도 1- 2억정도 나올 텐데 어떻게 합니까?

도저히 가만있을 수 없어 여기저기 도움의 손길을 부탁했다. 인천교구 사회복지 담당수녀와 평화신문에 알고 있던 기자에게도 전화하고, 여러 성당의 빈첸시오회장들, 그리고 우리 수녀회 애긍비도 요청했다. 연수성당 빈첸시오 담당자가 “수녀님, 포기하지 마세요. 저희가 주축이 되어 해보겠습니다. 살려봅시다”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난 “꺾인 갈대를 부러뜨리지 않으시고, 심지가 깜박인다 해서 꺼버리지 않으신다”는 성경말씀이 떠올라, 주님, 죄송합니다. 맞습니다. 당신은 늘 그런 분이셨습니다. 하며 울었다. 여기저기서 작은 돈이 모아졌고, 처음엔 병원비가 하루 3백만원 들었다. 하느님의 자비로 하루라도 병원에서 빨리 퇴원하면 3백만원을 모으는 것이어서, 후원도 중요하지만 기도가 더 절실하다고 여겨져 신자들에게 기도를 부탁했다.

하느님의 자비는 참으로 놀라웠다. 약을 투여해 심장구멍도 막혔고, 태변 막힘은 장폐색 전에 수술을 했고, 2kg도 되지 않는 아기는 인큐베이터 속에서 인공장루에서 다시 재건수술, 다리 정ㆍ동맥사이 누공 등 집중치료를 받으면서 잘 이겨냈고 인공호흡기도 제거했다. 퇴원일인 12월 8일, 성모님의 원죄 없이 잉태되신 날, 공동조배 중에 원무과와 마찰 없이 퇴원수속을 마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모아진 후원금을 들고 병원에 갔더니, 병원비가 1억3천만원이었다. “퇴원 당일까지 십시일반으로 뜻을 모은 돈이 약 7천만원입니다. 더 이상은 어려우니 나머지는 길병원에서 도와주십시오.” 하고 간곡히 말씀드리니 병원측에서 힘이 되어주었다.
모든 것이 기적이었다! 순간순간 지혜를 주시는 주님 덕분에 아기를 데리고 집으로 갔다. 교구 빈첸시오회원들이 벌초해 모은 5백만원을 가져오겠다는 전화를 받고 퇴원했다고 답하니, “저희가 이틀 전에 갖다 드렸으면 모두 병원비로 지불했을 텐데, 하느님 참으로 묘하시네요” 하신다. 이제 다른 생명을 살릴 수 있는 비상기금이 마련된 셈이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참으로 놀랍기 그지없다! 도와주신 분들과 신부님들께 퇴원소식을 알리니 “천주께 감사, 아기 예수님이 힘들게 오시네요. 고생 많으셨어요. 사랑이 모여 탄생하신 예수님이세요, 수녀님이 세상의 빛이에요.” 등 참으로 많은 격려와 감사인사를 받았다. 퇴원했다 해도 여전히 성금을 보내주시며, ‘저희가 아기 우유를 매달 사겠어요. 아기예수님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하신다. 이제 티엔민은 안과와 왼쪽다리 누공의 진행상황을 지켜보는 상태다.
12월 28일도 임신 29주 된 여인이 조산기가 있어서 병원에 다녀왔다. 또 다른 생명의 선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미등록자들과 함께 하면서 그들의 아픔에 동참하고, 인간적인 어려움 앞에 주님께 도움을 청하며, 보람과 주님의 은총 속에서 하느님의 도구로 살아간다. 하느님께 영광, 땅에는 평화!

                      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회 정성윤 스텔라 수녀 (맑은무지개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