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10-01 13:32
[알림] 한일 탈핵순례-모든 피조물과 서로 사랑을 나누며 사는 삶!
 글쓴이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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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피조물과 서로 사랑을 나누며 사는 삶!
우주공동체를 향해 걷다!

 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회 유기서원자 13명이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에서 주관하는 한일 탈핵순례(2018.9.13.-16)에 참가했다. 첫날, 한국순례단 62명과 일본순례단 19명이 모여 버스를 나누어 타고 영광성당으로 출발했다. 발대미사를 주례한 강우일 주교는 강론에서 ‘지식은 교만하게 하고 사랑은 성장하게 합니다.’(1코린 8,1)의 구절처럼 인간의 지식 때문에 얼마나 많은 생명이 파괴되고 있는지, 인간의 호기심으로 열어서는 안 될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것처럼 핵발전이 시작되었고, 지금이 바로 멈추어야 할 때라는 것. 그것이 유일한 희망임을 강조했다. 미사 후 영광 한빛발전소를 방문해 함께 구호를 외치고 핵발전소를 둘러본 다음 광주 평생교육원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영광지역의 탈핵운동의 역사를 들으며, 안전을 우선으로 해야 할 핵발전소의 여러 비리와 안일함이 사고 위험을 더 증폭시키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세상 곳곳에서 파괴의 문화를 저지하기 위해 투신해온 분들에게 참 많이 감사한 시간이었다.

  둘째 날 아침, 전남 부안의 에너지 자립마을인 등용마을로 향했다. 등용성당에서 간담회를 갖고 마을이 에너지 자립을 하기까지의 과정과,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태양광 발전에 대한 진실에 대해 질의응답을 시간을 가졌다. 문규현 신부(등용성당 주임)는 모든 것의 근본은 하느님이시고 생명은 한 공동체를 이루어 서로가 서로를 위해 일해야한다고 하시며, 핵발전에서 벗어나 만물의 주인이신 하느님을 중심으로 서로 사랑하는 우주공동체를 만들자고 했다. 이후 대전으로 이동해 한국 원자력 연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요즘 뜨거운 감자로 이슈가 되는 ‘핵 재처리 기술’의 위험성과, 대전지역의 탈핵운동에 대해 들었다. 바다와 인접해있는 핵발전소뿐만 아니라 인구 밀집지역인 도시 한복판에서도 버젓이 핵발전을 위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놀라웠다. 특히 가정주부인 활동가로부터 “아이들에게 안전한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아이들에게 같은 아픔을 주지 않기 위해 끝까지 투신하겠다”는 말에 이어, “그전에는 몰랐던 우리보다 앞서 평화와 정의를 위해 투신하셨던 선배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여 순간 마음이 뜨거워졌다.

  셋째 날, 솔뫼성지를 방문해 우주적인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기를 청하며, 일본순례단과 함께 하느님의 은총을 간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성지 주임신부는 “탈핵운동, 즉 정의와 평화를 향한 이러한 움직임들이 우리 선조들의 순교정신과 이어져 있다”며, “일상 안에서 탈핵운동에 동참하고 연대하자”고 당부했다. 또한 일본 순례단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지난 역사에 대한 사과’ ‘탈핵을 위해 함께 연대하고 기도할 것을’ 다짐하는 시간이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순례의 마지막 날. 발제와 토론시간에 “우리가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북한의 핵무기만을 이야기 하는데, 온전한 비핵화는 이 땅에서 핵발전소, 원자력 연구원 등 핵에 관한 모든 것이 사라질 때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마지막 발제가 마음에 남았다. 토론회를 마치고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가두행진을 하며 시민들에게 탈핵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며 3박 4일의 여정을 마쳤다.

  삼척에서 유년시절을 지낸 나는 초등학교 소풍 때마다 울진 핵발전소를 견학하곤 했는데,원자력발전소에 가면 맛있는 것도 주고, 볼펜이나 책받침을 받는 기쁨이 참 컸었다. 그들이 “핵발전소는 적은 비용으로 많은 양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으며, 깨끗하고 푸른 에너지로 안전하기까지 해 에너지 발전에 새로운 혁명”이라고 설명해준 말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부끄럽지만 탈핵운동이나 광화문에서 열리는 탈핵미사에 동참하면서도 마음속 저 깊은 곳에서의 핵발전소에 대한 이미지가 그리 나쁘지 않았다.
  나는 이번 탈핵 순례에 참가하여, 단순히 ‘탈핵을 합시다!’가 아니라, 활동가들, 전문가들, 그리고 탈핵에 투신하게 된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왜 핵발전이 이 땅에서 사라져야하는지, 모든 피조물이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우주공동체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지 구체적으로 고민하며 지평이 넓어지는 시간이 되었다. 또한 일상 안에서 탈핵운동에 연대하는 방법을 현실적으로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다. 일상 안에서 불편을 감수하며 에너지 절약을 실천함으로써 하느님 안에서 모든 피조물이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우주공동체를 이루어 나가기 위해 탈핵을 위한 기도와 연대를 하고 싶은 발심을 안고 삶의 자리로 돌아왔다. 우리 여정에 함께 해주신 하느님과 한일 순례단에게 감사드리며 후기를 마친다.
 
              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회 김승현 미카엘라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