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12-03 13:59
[해외선교] [해외선교] 요르단 암만에서의 선교체험-제4편
 글쓴이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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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에서 16년째 이어온 여름캠프가 우리 공동체의 연중행사 중 하나인데, 나도 여름캠프 진행팀의 일원이다. 진행하는 수녀들만 직접 참여하지만, 뒤에서 지원하는 공동체의 역할도 크다. 애초 이 캠프를 시작했을 때의 목적은 요르단 어린이들을 위한 캠프였다. 경제적ㆍ사회적 이유로 외부활동이 쉽지 않은 계층의 아이들, 특히 공립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었다. 공립학교에서는 그리스도교 교육과정이 없고, 코란시간을 듣던지 아니면 그 시간 동안 교실 밖에서 기다리게 한다. 그 아이들을 위해서 이 여름캠프 동안에 교리와 기도를 알려준다. 일주일간 함께 숙식하며 친구도 사귀면서 사회성도 키우고, 생활예절이나 질서도 가르치고 서로 봉사하는 등 생활교육도 한다. 뿐만 아니라 캠프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장기자랑, 다양한 예체능 활동을 매일 한다. 매년 거의 같은 아이들이 참가하여 해마다 커가는 모습과, 이 기회를 유일한 휴가처럼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여러모로 힘들고 한계를 느끼지만 이 프로젝트를 계속하게 된다.

몇 년 전부터 이라크인 난민어린이들을 위한 캠프도 시작했는데, 이라크인 어린이들의 아침을 깨우는 소리는 항상 상쾌하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항상 부모들의 보호아래 오가던 아이들이 탁 트인 캠프장(일반학교를 빌림)에서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아이들과 모여 지내니 저절로 신이 나는 모양이다.

이 두 개의 여름캠프를 위해 요르단과 이라크인 청년 봉사자들과 우리 수도회 영적가족 부인들과 함께 준비한다. 나는 전체운영과 여러가지 외적 준비를 담당하며, 우리 수녀 한 명이 기도와 교리 등 세부 프로그램을 청년들과 함께 진행한다. 이 준비과정 자체가 청년들을 위한 양성프로그램이 된다.

우리 공동체에서 실시하는 프로그램 중에 이라크인 난민 여성들을 위한 수공예 작업 프로그램도 있다. 늘 집안에만 있는 여성들이기에 함께 모여 수공예 작업을 하게 함으로써 잠시나마 많은 고민거리들에서 나오게 하려는 의도였는데, 그룹이 점점 커지고, 만든 것을 가끔 바자회에 판매하여 푼돈 수준의 수입이지만 일하는 기쁨과 성취감으로 삶에 활력을 되찾아 주는 것 같다. 그들은 일하고 싶어하지만 공식적으로 직업을 갖는 것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는 우리 공동체의 선교방향과 우리의 현존에 대해 돌아보고 재독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그간상황상 난민사도직에 집중했던 반면 현지 그리스도인들이 너무 소외되어 있던 현실을 직면하게 되었다. 많은 교회에서 도움을 청하면서 와 달라는 요청에 일일이 응답할 수 없으므로, 가장 필요하다고 파악한 교리교사 양성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요르단 외곽에 있는 그렉 가톨릭교회 교리교사와 청년들 대상으로, 가을부터 내년까지 실행하기로 했다. 사실 난민들보다 더 취약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현지인 가족들도 많다. 그들을 방문하는 것 또한 아주 중요한 일이다. 오직 하느님의 자비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이곳의 가난한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하면서, 들어주고 기도하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 큰 위로와 격려가 된다.

두렵고 지치고 망막한 현실에 놓인 형제자매들의 작은 위안처, 한 밤중이라도 찾아와 두드릴 수 있는 친구집의 문같은 존재다. 가난하지만 어려움 가득한 삶안에서 하느님께 늘 찬미와 감사를 드리는 형제자매들의 강한 신앙에 감탄하게 되고, 그들이 우리를 바로 서게 한다. 많은 물질적 영적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하느님 안에 청하고 나누는 섭리 안에 내가 작은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음에도 감사드린다. (끝)

                              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회 문애경 세라피나 수녀